


❚ 외관 ❚

거칠게 구불거리는 브루넷색 머리.
목을 살짝 덮을 정도로 길어진 뒷머리는 종종 묶기도 한다.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피부가 다소 푸석해졌고, 몸 곳곳에 잔 상처와 흉터가 생겼다.
호박색 눈동자는 여전히 따스한 빛을 띠지만, 전에 비해 싸늘하게 느껴진다.
❚ 성격 ❚
타인을 배려하고 남을 돕고자 하는 선한 성격은 그대로지만, 사람을 대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점에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우호적이나 경계를 두는]
낯을 가렸던 면이 점차 사라지고, 상대를 애칭으로 부르기도 하는 등 전보다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 이는 자신이 가족이라 여기는 그리폰 친구들에게 한한다. 사람을 대하는 겉 태도는 변함없이 상냥하지만,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게 된 후로 속으로는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었다. 예전에는 누구와도 편견 없이 차근차근 알아가려 했다면, 이제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피상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뚜렷해진 자기주장]
공동체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불필요한 갈등과 논쟁을 피한다. 포용적인 자세로 다른 이들의 의견을 대체로 다 수용했던 전과 달리, 아닌 건 아니라고 확고히 말하며 자기주장이 강해졌다. 이제 자신이 용납할 수 없는 일보다도 다수의 안위를 해하는 일에 훨씬 완고한 태도를 보이며, 때때로 나무라거나 가시 돋친 말도 서슴지 않는다.
[안전에 대한 불안]
죽음을 여러 차례 목도하고 크게 다친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도 언제든 예기치 못하게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이는 행동하기에 앞서 위험 정도를 철저히 따져보는 등 안전에 대한 가벼운 강박으로 이어진다.
[이성적이지만 때로는 충동적]
최대한 많은 이들이 생존하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이 살 수 없다는 현실 또한 잘 알고 있다. 목숨에는 경중이 없다고 여기지만 상황에 따라 점차 사람의 생명을 저울질하게 되었고, 이렇게 변해가는 자신이 괴로워 자책한다. 간혹 현실과 이상이 상충하여, 안전 위주로 행동하다가도 그답지 않게 무모하고 충동적인 일을 하기도 한다. 일단 저질러버린 뒤 후회하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 있다.
❚ 기타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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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를 사살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이들도 한때 인간이었다고 망설이는 것은 자기 위안에 지나지 않는다고 독하게 마음을 다잡는다. 살인 행위라는 죄책감보다도 가족이, 자신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우선이다. 이러한 행위가 알게 모르게 자신을 조금씩 좀먹고 있음에도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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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감염이 진행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어라 정의하지 못하고 내면에서 끝없이 갈등을 반복한다. 머리로는 언제 위험해질지 모르기에 격리해야 함을 알지만, 마음은 아직 인간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그 때문에 선을 긋다가도 받아들이기도 하는 등,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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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몰아치던 돌풍과 호우가 간신히 멎은 어느 날 봄.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차도를 따라 상가로 향하던 중, 옆 비탈면에서 흙과 돌이 쏟아져 내리며 일행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돌이 떨어지는 굉음을 듣고 옆에 있던 사람을 밀치며 함께 바위를 피했으나, 뒤이어 떨어진 낙석 파편에 맞아 왼쪽 손목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 부상으로 손목 인대가 손상되고, 어깨에도 충격이 전해져 회복된 지금도 후유증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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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두통이 생겼다.
머리 한쪽이 욱신거리는 통증이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씩 지속되곤 한다.
언제 두통이 발생할지 모르는 데다 심할 땐 불면증을 동반하기도 하기에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두통의 원인은 복합적. 부실해진 식사 탓에 철분이 부족해진 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
두통과 시큰거리는 손목 통증을 참고 견디고 있지만, 아픔 탓에 점점 짜증이 새어 나오고 전보다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
❚ 사건 문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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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터가 막 자리를 잡아가던 과정, 타 건물의 붕괴로 콜로니 주변에 좀비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냥 대피한다면 우리의 보급로가 차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누군가는 나서 좀비를 사살하고, 누군가는 유인책을 세워 길의 차단을 막았을 것이며, 누군가는 콜로니에 숨어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보급에 나서 이 사건에 참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당신은 어디에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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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서 바로 나서기에는 좀비들의 수가 많았기에, 그리고 혈혈단신으로 뛰쳐나가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기에, 곧바로 대책을 논의하며 인력을 알맞게 배치하고, 자신은 좀비들 일부를 다른 방향으로 데려가 처리하기로 했다. 함께 협력하여 길이 차단되지 않도록 조심히 좀비들을 유인한 뒤, 몇 마리는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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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고도 다른 생존자의 콜로니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우리는 그들과 만나 화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청에서 만났던 생존자 무리에 대한 기억으로 반대를 하는 이도, 또 결국 인간은 협력해 살아나간다는 생각으로 협력에 응했던 이도, 어떤 상황이 될 지 지켜본 이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느쪽에 서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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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존자들의 존재가 기꺼웠다. 시청에서 배신당했던 사건을 기억하고 반대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그 일은 입장을 바꿔서 본다면 마리아 씨의 단독 행동이 발단이 된 것이었다.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규칙을 세우고 조심하면 될 것이라고,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며 화합에 찬성했다. 타 생존자들과 협력하면서 부족한 기술과 경험, 지식을 공유하면 앞으로의 생존에 도움이 될 수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은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나쁜 의도가 있지 않다는 믿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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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사태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을 무렵, 무전을 통해 다른 콜로니가 아닌, 외부에서 연결되는 송신음을 들었다. 아주 짧았고 다시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아직 외부에서 통신의 시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주는 내용이었다. 당신은 이 내용에 대해 회의적이었을까? 희망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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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적이었다. 다른 생존자들이 있고, 세계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증거이지 않은가. 불면증 탓에 잠을 못 이룰 때, 무전기 앞에서 송신음이 들려오지 않는지 하염없이 앉아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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